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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날 늦은 시간이었지만 간단히 한잔하자는 타 로칼 친구의 말에 혼쾌히 승낙하고 술잔을 기울이다가 끝난 시간이 새벽1시경이 되었다. 술기운이 더 할수록 걱정은 앞서 가기만 했다. 안되겠다, 가자구.. 겨우 자리를 박차며 나서면서 내일, 아니 오늘 새벽에 봅시다. 하고 헤어진 후 집에 가자마자 곯아 떨어졌다.
아뿔싸! 눈을 떠보니 새벽 7시가 다 되었다. 휴대폰 설정을 해 놓았지만 너무 취해서 듣지를 못 한 게지. 확인을 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전화가 여러명으로 부터 여러통 와 있었다. 어떻허지? 통화를 하면서도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어제 술만 안먹었어도..으이그.. 상대가 버스라도 타고 오란다, 에라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등산하는 시간이 있으니 하산지점에서 꺼꾸로 오르다 보면 하산하는 팀하고 만나겠지..싶어 알겠노라 대답하고 카메라와 손가방만 챙겨서 버스터미날로 황급히 나갔다. 우~째 이런일이ㅊㅊㅊ


11시가 조금 못되어 청주에 도착하였다.(청주로 먼저 온 이유는 하산 후에 청주 근교의 오창에서 식사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간대가 안 맞으면 여기에서라도 같이 합류하려는 생각에서..) 아뿔싸! 또 일이 생겼다. 휴대폰 밧테리를 교체하지 않고 나온 것이었다. 환장하겠네.. 다행히 터미널내 매점에서 충전을 해 주는데 시간이 약 20분이상이 소요 된단다. 어떻해? 어쩔 수없이 충전은 해야겠다 싶어 다음 버스를 30여분정도 뒤차를 타기로 하였다.
그나마 챙겨온 산행안내 지도와 교통지도를 보면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시간이 되어 밧테리를 찾아 끼우고 괴산행 버스에 몸을 실으니 지금 시간은 11시30분, 약 1시간은 걸린다고 하니 도착하면 12시30분이 되겠군.

어렵사리 버스시간에 맞춰가며 12시30분이 되어 정확하게 괴산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이 곳 지리를 잘 알며 이번 도명산행을 추천한 인근이 고향인 회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괴산에 와 있노라고. 하니까 그 곳에서 하산지점인 괴산 청천면에 위치한 공림사까지가 또 40여분 거리란다. 우와 미치것네. 사전에 급하게 오는 바람에 이곳 교통과 지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죄였다. 그럼 어케라고여? 공림사까지 오지는 말고 인근의 청천면에서 기다리고 있으란다. 하산시간하고 어긋날 수가 있다면서..ㅉㅉㅉ 할 수 없지 머~
택시를 타고 거금 2만1천원의 택시비를 주고 청천면에 도착하니 거의 1시가 다 되었다. 에이 오늘 교통비만도 수월찮게 드네 이거, 도착한 청천면이래야 인천의 그냥 조그마한 상점가? 정도였다. 근처 커피숍은 고사하고 다방 찾기에 급급했다. 에구, 문 닫았네 이거 어카지? 더운 날씨에 시원한 에어컨이 그리워 이리저리 헤매이다가 겨우 2층에 다방간판이 있는 곳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올라가는 계단이 무슨 후문 계단 오르듯이 엄청 가파랐다. 모가 이리두 가파르노? 다행히 여종업원 둘이서 끔을 씹으면서 한국여자 올림픽대표 핸드볼 경기를 보고 있었다. 손님? 하나도 없었다. 말 그대로 파리 날리고 대형 선풍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에어컨? 당연히 없었다. 바람 잘 오는 곳으로 자리를 잡고 칡즙 한잔 시키고 학수고대 연락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반가움을 금치 못하며 전화를 받았다. 지금 공림사를 출발했으니 청천면 사거리에 나와 있으란다. 옛설!! 황급히 계산을 하고 근처의 슈퍼에서 막걸리와 노가리. 그리고 옥수수 한봉지를 샀다. 저 멀리서 비상등을 깜박이며 인천지구JC특우산악회 버스가 시야에 들어왔다. 아이구 이렇게 반가울수가. 버스에 오르며 연신 죄송합니다를 외치며 뒷자리로 향했다. 휴~ 안도의 숨소리가 절로 나왔다. 늦었지만 그래도 합류했네.. ▽ 도명산행 사진-나는야 당연지사 없죠..-_- 내가 카페지긴 디..에이..

나를 보며 뭐라고 화를 내며 외쳐되는 총무의 말을 뒤로하며(뭐라고 씨부리는 건지? 잘 알아 듣지도 못하겠구 먼) 다시 오창까지 30여분을 달렸는 가? 도착하여 보니 벌써 자리에 기본음식이 셋팅되어 있었고 앉자마자 매운탕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리지날 자연산 토종 민물매운탕이었다. 귀한 음식이져~ 연이은 건배제의와 더블어 폭탄주가 수차례 돌아가고 나 역시도 오늘 산행을 함께 한 것 같은 착각속에 분위기는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계속되는 총무의 질책도 아랑 곳 하지않고 나 역시도 시장했던 탓에 식사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 식당은 JC회원중에 한 분의 인척집에서 운영하는 황용가든이라는 곳으로 음식맛이 쾌 괜찮습니다.
특히 고려닭이라고 불리우는 오리지날 토종닭을 취급합니다. 절대 외부에 반출이 안되며 이 곳에서 소비해야 하는 엄격한 규율이 있답니다. 아래 사진이 고려닭백숙인데 육수가 다른 백숙에 비하여 푸른색을 띄우고 있습니다. 육질 또한 일반닭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쫄깃하며 그 맛이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하루종일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지내다가 인천에 도착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결국 밥만 먹고 온 꼴이 되고 말았네여. 하지만 구태여 내가 늦게라도 산행에 참석을 하려 했던 진짜 이유는 그 전날 나와 함께 술자리를 했던 사람들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체질적인 차이는 있겠습니다 만, 나 같은 경우는 술이 좀 늦게 깨고 숙취가 오래가는 스타일 입니다. 결국 이날도 술이 덜 깨는 바람에 약속을 저 버리게 된 것을 무척 후회하며 가슴아프게 생각 합니다. 차후엔 절대 이런 일이 없어야 겠지요.
나이가 먹어 가면서 점점 더 사는 것이 힘든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야 나이가 어리고 철이 없어서 그랬다지만 이젠 나이가 먹으니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꽤 신경이 쓰여집니다.
그리고 나는 이날 사람을 한명 잃었습니다. 내 기억속에서 아예 지워 버린거져. 그 전날 나와 함께 술자리를 했던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나보다는 나이가 몇살 위이지만 다음날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하여 무슨 억한 심정이 있는 지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핀잔을 주며 사람을 모욕하는 지 정말이지 참기가 힘든 치욕이었습니다.
물론 그 날 이후로 아무일도 없었으면 다 잊었을텐데 그 이후로도 사람들 앞에서 또 망신을 주길래 정말이지 분해서 죽여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결국 함께했던 술자리를 먼저 박차고 홀연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만,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 꼭 사고를 칠것 같아서 였죠. 이 놈의 성질은 나이가 들어도 고쳐지지를 않는가 봅니다. 아직도 그날 생각을 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사람을 얻기는 힘들지만 잃기는 쉬운게 인생인가 봅니다. 하긴 인간적으로 안지는 1년이 조금 지났으니까요, 사람은 역시 오래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맞는 정설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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